이제는 받아들여야 할 때
웹디자이너로 십여년이 넘게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생긴 직업병.
서른 일곱이란 나이에 노안이 왔습니다.
목수로 전향하고 처음엔 불편함이 없었으나 어느날 갑자기 스크롤쏘 톱날이 3개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글자 크기가 작은 책을 볼때는 30cm는 떨어져야 초점이 맞춰집니다.
처음엔 충격이 좀 컸습니다.
마흔도 안된나이에 노안이라니..
몇 년전 다녀왔던 안과 의사선생님의 말이 떠오릅니다.
남들보다 7, 8년 빨리 온거라고...
그러기를 3년 정도 지난거 같네.
얼마전 주문받은 테이블에 서각작업을 하는데
어이쿠야~ 칼끝이 3개로 보인다 ㅠㅠ
이제는 머~ 충분히 마음의 준비가 되어 받아들이고 있으니..
마흔이 넘었자나..
걍 조금 빨리 온거니까..
건대에서 가까운 곳에 살지만 사람많고 정신사나운거 싫어하는 나로서는 1년에 한번 갈까말까 한 곳인데
여유로운 일요일 오후, 마누라의 오래된 안경도 새로할 겸 건대 안경점에 다녀왔습니다.
안경점에서 시력 검사를 하는데.. 점원이 조심스레 묻습니다.
실례지만 나이가...
ㅡ,.ㅡ
처음 생긴 내 돋보기 입니다.
기술이 좋아진 건지 생각했던 것 만큼 할아버지 돋보기 같지 않습니다~ ㅋ
그리고 자~알 보입니다.
칼끝이 흐릿하게 보여서 정밀하게 해야하는 작업에 어려움은 이제 사라질 것 같습니다.
솔직히 마음속이 우울한건 사실이이지만
하지만 어쩌랴..
아직은 아니다고 버티기엔 내 눈은 많이 늙어버렸으니..
이제는 하나씩 받아들여야 할 나이이니.
